HR도 코칭이 필요하다 – 성격을 넘어서 리더십을 확장하는 방법

HR도 코칭이 필요하다

– You are much bigger than your personality

글로벌 기업에서 20년을 근무하며 그중 7년을 대표로 재직했습니다. 임원회의에서 종종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람이 관련된 일이니 HR에서 해주시는 게 맞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영업, 마케팅, 물류, 재무는 사람이 하지 않나요?

기업문화, 정말 HR의 몫인가?

종종 대표가 기업문화 개선을 HR 임원에게 ‘할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문화를 바꾸는 일은 단발성 캠페인으로 해결될 수 없는, 시간과 자원이 요구되는 변화의 여정입니다. HR의 업무로 단순히 분류해버리는 접근은 너무도 가볍습니다.

HR의 고충을 가까이에서 듣다

글로벌 리더십 교육이나 HR 리더 코칭을 진행하면서, HR이 감당하는 무게를 들을 때면 마음이 아픕니다.
특히 글로벌 기업의 HR은 본사나 Region에서 내려오는 아젠다를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벅찹니다. 게다가 한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직원의 기대치와 피드백(VoC)가 높고, 사건사고도 다양합니다.

그런데 HR은 왜 코칭 대상에서 빠지는가?

기업에서 코칭이 필요한 임원을 선정할 때 HR은 종종 제외됩니다.
“HR은 이미 잘할 것”이라는 오해, 혹은 HR 스스로 비용을 우선 고려해 자신을 후순위로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HR 리더가 코칭이 가장 필요한 리더 중 하나라고 믿습니다.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부서일수록 코칭의 효과는 더 큽니다.

공장 HRBP와의 코칭 사례

최근 코칭한 한 글로벌 제조기업의 공장 HRBP는 차장급이었지만, 250여 명이 근무하는 공장의 HRBP 역할을 수행하며 웬만한 HR 리더 이상의 책임을 지고 있었습니다.

그가 말한 가장 큰 고민은 이랬습니다.

“기계적으로 일하고, 위에서 시킨 일만 빠르게 처리하는 HRBP가 더 인정받고 승진도 빠르게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직원 이야기를 더 들어주고, PIP를 진행하더라도 그 직원이 정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 번 더 만나고, 챙기다 보니 번아웃이 오는 것 같아요.
성향을 바꿔야 할까요?”

나는 HR의 두 얼굴을 본 적 있다

저도 과거 재직 시절, 기계적이고 영혼 없는 HR을 본 적 있습니다.
현장에는 관심 없고, 본사에서 내려오는 캠페인에만 열중하며 LinkedIn 포스팅에 집중하는 HR 리더.
반면, 현장을 살피고 사람을 챙기는 HR도 분명 존재했습니다.

그 차이는 명확했습니다.

“사람에 관심이 있는가, 없는가.”

“You are much bigger than your personality”

그에게 제가 전한 메시지는 간단했습니다.

“당신의 성향과 역량을 믿고 균형감을 가지세요.”

현장의 목소리와 회사의 아젠다 모두 중요합니다. 회사의 일은 데드라인이 있지만, 현장의 사람들은 데드라인 없이 살아 움직입니다.
Recognition을 받느냐, 받지 않느냐의 차이도 있지만, 에너지 안배와 자기관리도 우선순위로 놓아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You are much bigger than your personality.
당신은 당신의 성격보다 훨씬 큰 사람입니다.

성격의 명과 암,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

우리는 자신의 성격이 가진 단점 때문에 힘들어합니다.
실수하고, 비판받고, 트라우마를 겪고, 자존감이 낮아지기도 합니다.

“역시 난 안 되는구나”, “내가 이런 걸 바란 게 잘못이야” 라고 자신을 탓하게 되죠.

하지만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성격보다 훨씬 더 큰 사람입니다.

모든 성격에는 밝은 면(bright side)과 어두운 면(dark side)이 있습니다.
낙관적인 사람은 현실 인식이 부족할 수 있고, 신중한 사람은 느리고 우유부단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단점을 억지로 고치기보다는, 그 단점을 인식하고 다르게 행동하는 것입니다.

코칭의 변화

다시 그 HRBP 이야기로 돌아가면,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앞으로 우선순위를 더 명확히 하고, 정말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말하겠습니다.”

그의 말에서 저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HR도 코칭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문장을 다시 전하고 싶습니다.

You are much bigger than your personality.
당신은 당신의 성격보다 훨씬 더 큰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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